문재인 대통령이 5일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백신을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해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바이오 생산 전문인력 연간 2,000명, 임상시험 전문인력 1만 명 등 관련 인력을 대폭 양성하는 등 백신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스푸트니크V 등 주요 코로나 백신이 생산되고 있는 등 능력이 입증된 만큼 이를 발판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자체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청사진인 셈이다.
감염병이 잦아질 21세기에 백신 주권 확보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계획은 정부가 자체 백신 개발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4차 대유행과 변이 바이러스 유입 등 코로나19가 조기에 종식될 전망이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백신 생산 인프라 확대, 자체 백신 개발은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다. 최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부스터샷 접종에 나서는 등 당분간 국제적인 백신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물량의 백신을 적시에 확보하지 못해 여러 차례 보건 위기를 겪었기에 내년에 사용할 백신 선제 확보는 물론이고 자체 백신 개발에 대한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내 기업 개발 코로나 백신이 임상 3상에 진입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국산 1호 백신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 현재 각광받는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mRNA방식 백신의 경우 이미 20여 년 전에 개발이 시작됐고 미국 정부는 모더나 백신 임상에만 1조 원 이상을 지원했다. 백신 연구ㆍ개발과 생산에 대한 보다 과감한 정부 투자와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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