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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을 보는 듯... 지구촌 곳곳이 ‘불지옥’

입력
2021.08.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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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의 현실 눈앞에
고온·건조·강풍에 대형 산불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전례 없는 위기 속 최악의 여름 맞은 지구촌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8일째 맞은 가운데 9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에비아섬 북부 이스티아야 부근에서 현지 청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소방관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에비아=AFP 연합뉴스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8일째 맞은 가운데 9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에비아섬 북부 이스티아야 부근에서 현지 청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소방관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에비아=AFP 연합뉴스


알제리 카빌리의 인구가 많은 도시 중 하나인 티지우주에서 10일 대형 산불이 지나간 후 나무들이 검게 그을려 있다. 알제리 내무장관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발생한 산불로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티지우주=AFP 연합뉴스

알제리 카빌리의 인구가 많은 도시 중 하나인 티지우주에서 10일 대형 산불이 지나간 후 나무들이 검게 그을려 있다. 알제리 내무장관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발생한 산불로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티지우주=AFP 연합뉴스


대형 산불이 발생한 그리스 에비아섬의 페프키 마을 해안가에서 10일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헬리콥터들이 물을 채우고 있다. 에비아=로이터 연합뉴스

대형 산불이 발생한 그리스 에비아섬의 페프키 마을 해안가에서 10일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헬리콥터들이 물을 채우고 있다. 에비아=로이터 연합뉴스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이런 광경일까. 거대한 숲을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시뻘건 불길 앞에서 인간의 힘은 너무도 미약하다.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의 가혹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그리스, 터키 등 남유럽과 북미 등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고온 건조한 기후와 강풍까지 겹치면서 전례 없이 맹렬하게 확산하고 있다. 인명 및 재산 피해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그야말로 최악의 여름이다.

그리스 전역에서는 불과 며칠 사이 5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마을마다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 벌써 8일째 치솟고 있는 화염이 섬 전체를 집어삼킬 기세다. 산불은 섬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질주하듯 퍼지며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소방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방화복과 헬멧 등 보호장구도 없이 며칠째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웃 국가들이 돕기 위해 나섰지만 산불의 기세를 잡기는 역부족이다.

한 소방대원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타일러스빌 부근에서 발생한 '딕시 파이어'를 진압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타일러스빌=로이터 연합뉴스

한 소방대원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타일러스빌 부근에서 발생한 '딕시 파이어'를 진압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타일러스빌=로이터 연합뉴스


그리스 에비아섬의 아지아 안나 해변 위의 산림이 산불로 황폐화되어 있다. 에비아=AP 연합뉴스

그리스 에비아섬의 아지아 안나 해변 위의 산림이 산불로 황폐화되어 있다. 에비아=AP 연합뉴스


터키에서는 남부 해안을 따라 열흘이 넘도록 화마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큰불이 잡히면서 겨우 소방당국의 통제하에 들어왔지만, 광활한 송림지대와 농지가 잿더미로 변했고, 수만 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해야 했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지역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고, 알제리 수도 알제 동부의 산악지역에서도 거대한 산불로 숲과 마을이 황폐화되었다.

서울(605㎢)의 3배가 넘는 면적을 집어삼키며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번진 미국 캘리포니아의 '딕시 파이어(Dixi Fire)'는 발생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진화율이 21% 정도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지구 전역에서 위험이 커졌다면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즉시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9일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는 시기가 2018년 예측보다 10년 정도 앞당긴 2030~40년으로 판단했다. 그에 따라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197개국이 참석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26, COP26)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스 에비아섬의 글라스토나 마을에서 9일 소방관 및 자원봉사자들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에비아=AFP 연합뉴스

그리스 에비아섬의 글라스토나 마을에서 9일 소방관 및 자원봉사자들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에비아=AFP 연합뉴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약 181㎞ 떨어진 에비아섬의 아그리오보타노 마을 부근 산림이 산불로 황폐화되어 있다. 에비아=AP 연합뉴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약 181㎞ 떨어진 에비아섬의 아그리오보타노 마을 부근 산림이 산불로 황폐화되어 있다. 에비아=AP 연합뉴스



10일 한 주민이 알제리 수도의 동부 지역인 카빌리에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카빌리=AFP 연합뉴스

10일 한 주민이 알제리 수도의 동부 지역인 카빌리에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카빌리=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팔레르모 인근 페트랄리아 소프라나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산불 진화용 항공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팔레르모=AP 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팔레르모 인근 페트랄리아 소프라나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산불 진화용 항공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팔레르모=AP 연합뉴스


터키 무을라주 코이체기즈에서 9일 시민들이 산불 진화 작업중인 헬리콥터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7월 28일 극심한 폭염이 시작되면서 터키 최악의 산불이 10일이 넘도록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최소 8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대피했다. 베르키 파크데미를리 터키 농업산림부 장관은 전국 47개 지역 234곳에서 발생했던 산불이 진화되거나 통제하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코이체기즈=AP 연합뉴스

터키 무을라주 코이체기즈에서 9일 시민들이 산불 진화 작업중인 헬리콥터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7월 28일 극심한 폭염이 시작되면서 터키 최악의 산불이 10일이 넘도록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최소 8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대피했다. 베르키 파크데미를리 터키 농업산림부 장관은 전국 47개 지역 234곳에서 발생했던 산불이 진화되거나 통제하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코이체기즈=AP 연합뉴스





그리스 에비아섬의 구베스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검은 연기 너머로 초승달이 떠 있다. 8일째 이어진 산불로 주요 마을과 리조트가 위협받고 있으며 당국은 산불 진화작업을 위해 해외에서 온 900여명의 소방관들을 보강 배치했다. 구베스= AFP 연합뉴스

그리스 에비아섬의 구베스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검은 연기 너머로 초승달이 떠 있다. 8일째 이어진 산불로 주요 마을과 리조트가 위협받고 있으며 당국은 산불 진화작업을 위해 해외에서 온 900여명의 소방관들을 보강 배치했다. 구베스= AFP 연합뉴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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