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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 양과 질의 균형점을 찾는다

입력
2021.08.3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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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81㎜ 박격포-Ⅱ 체계 . 방위사업청 제공

신형 81㎜ 박격포-Ⅱ 체계 . 방위사업청 제공


지난 7월 초 코로나19로 지친 우리들에게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대한민국이 UN무역개발회의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32번째 선진국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UN 출범 이후 첫 사례라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무역과 투자를 통한 양적 성장과 함께 민주성, 투명성, 개방성 등 질적인 면도 균형 있게 성장하였다는 것을 국제사회에서 공인한 셈이다. 1인당 소득이 우리보다 높은 몇몇 나라들이 선진국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방위사업에서도 우리나라는 줄기찬 노력을 경주해 온 결과 국방과학기술과 방산수출에서 세계 9위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자주국방’을 선언했던 1970년대 당시 소총 역설계 생산 수준이던 대한민국이 전차, 잠수함, 미사일, 경공격기 등을 해외수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는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한 전투기를 독자개발하고 있다. 현대전에서는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무기체계를 보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도 양적인 무기체계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질적인 측면에서는 어떠할까? 중국 병법고전 병경백자(兵經百字)에 ‘반노위일(反勞爲佚)’이라는 말이 있다. ‘병사들이 사기 충만하고 상황여건이 평안하여야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아무리 첨단 무기체계라도 장병들이 쉽고 안전하게 장비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에서는 장병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박격포의 경우 소재를 경량화하여 무게를 약 8㎏ 줄임으로써 직접 짊어지고 설치해야 하는 장병들의 피로도를 크게 낮췄다. 신형 방독면은 설계를 변경하여 호흡성능을 약 2.5배 개선했다. 올해 말부터 생산될 신형 지뢰탐지기는 비금속 지뢰도 탐지가 가능하여 전방 지뢰지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확실한 안전을 제공할 것이다. K9자주포에 탄약을 운반하여 싣는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하여 직접 손으로 탄약을 운반할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아울러 여름이면 섭씨 40도에 이르는 K1전차 내부에 냉방장치를 설치하여 쾌적감을 높일 계획이다. 앞으로도 방위사업청은 장병들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여 애로사항을 적시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요즘 MZ세대 장병들은 자기만족을 중시하고 좋아하는 것에 돈이나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젠 방위사업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무기체계에 장병들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장병들의 눈높이에 맞는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그 균형점의 핵심이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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