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컷오프를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8명이 16일 첫 TV토론을 벌였다. 그간 후보자 토론이 빠진 채 열린 정책발표회를 두고 ‘맹탕 학예회’라는 비판이 컸던 터라 이번 토론이 후보자의 자질과 비전을 면밀하게 검증하는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았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TV토론 데뷔전이라는 면에서도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토론회는 윤석열 후보를 추격하는 입장인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공격수라면 윤 후보는 수비수 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유 후보는 윤 후보의 정책 역량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 준비가 부족한 점을 부각시켰다. 홍 후보는 윤 후보가 “보수진영을 궤멸시키는 잔인한 수사를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동시에 “흠결 많은 후보” “1일 1망언” 등으로 몰아붙였다. 두 주자가 윤 후보의 약점으로 꼽힐 만한 정책 역량이나 발언 실수, 무리한 수사 부분을 파고든 것이다. 윤 후보는 역공을 펴기보다는 제기된 질문을 방어하는 데 집중했다.
이날 첫 토론에서 야권 주자 1, 2, 3위를 달리는 세 후보 간 경쟁 구도의 윤곽이 드러난 셈이다. 윤 후보가 앞으로 이런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TV토론의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토론에 능숙한 홍 후보와 유 후보에 비해 윤 후보가 다소 긴장되고 어눌한 모습을 보인 것도 개선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홍 후보에 대해선 다른 주자들의 견제가 눈에 띄었다. “여권과 비슷한 입장”이라거나 “역선택을 노린다”는 식의 비판이 많이 제기된 것은 홍 후보가 넘어야 할 검증 과제다.
이날 토론에서 막말 공세는 없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윤 후보에 대한 두 주자의 공세가 날카로워 긴장감이 고조됐다. 국민의힘은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는 10월 8일까지 6차례의 토론회를 갖는다. 후보들의 도덕성뿐만 아니라 정책 공약에 대해서도 뜨겁고 치열한 논쟁과 검증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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