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추석 연휴를 미국 뉴욕에서 보내고 있다. 19일 뉴욕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유엔의 첫 일정으로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목표 고위급 회의인 'SDG 모먼트' 개회식에서 미래문화특사에 임명된 BTS와 함께 녹색 회복을 위한 포용적 국제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비롯해 베트남과 슬로베니아 정상과의 회담, 한미 백신협력 협약 체결식 참석 등 명절 연휴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유엔총회가 매년 9월 세째주 화요일에 열리다 보니 우리 추석과 겹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올해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이라 문 대통령의 총회 기조연설은 의미가 남다르다. 다만, 지난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한반도 평화 구축을 강조할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 많은 고민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추석 방미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8년 평양 남북 정상회담(9월 19일) 직후 뉴욕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추석 당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문 대통령은 호텔 프레스센터에 간이 차례상을 마련해 차례를 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당시 귀국 직후 하루 연차를 내고 경남 양산의 선영을 찾아 정식으로 차례를 지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한 두 번의 추석 외에는 보통 시민들처럼 고향을 찾거나 가족들과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추석 연휴를 보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추석은 대체휴일이 적용되면서 역대 가장 긴 10일간의 연휴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당시 연휴 첫날 청와대 인근의 수제비집을 찾아 일반 시민들과 함께 막걸리를 즐겼고, 다음날에는 ‘일일 교통 통신원’으로 라디오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추석 당일에는 부산에서 모셔온 모친의 손을 잡고 청와대 경내를 안내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또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당당한 휴식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9년 세 번째 추석, 문 대통령 부부는 방송과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전하는 것 외에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했다. 청와대 뜰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촬영한 영상 인사를 전했고,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올해 추석은 미국으로 출국 전 전용기 안에서 국민들에게 추석 명절 인사를 영상으로 전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맞이한 네 번째 추석 역시 이동 및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며 청와대에서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는 등 조용한 연휴를 보냈다. 연휴 전날엔 마스크를 쓰고 전통 시장에서 직접 장을 보는 대통령 부부의 소박한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 인근 파출소를 찾아 연휴 기간에도 근무 중인 경찰관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추석 연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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