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복마전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화천대유 관계사라는 천화동인7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핵심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하면서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 및 수익 배분 구조를 논의한 것은 물론 화천대유가 로비를 벌인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경찰 조사에서 “로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새로운 정황 증거가 나오면서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대주주들이 개발사업으로 얻은 4,040억 원의 배당금 및 4,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아파트 분양 수익의 배분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씨와 대장동 사업을 처음 추진했던 남욱 변호사, 사업을 설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핵심 인물들이 차명 지분의 현금화를 논의하는 대화도 있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유동규 전 본부장은 수익 배분 문제는 성남시와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서 막대한 수익의 지분 및 실소유주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녹취록에 이재명 지사가 거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화천대유가 이 지사의 심복이라는 유동규 전 본부장을 포함한 공사 측 인사들에게 10억 원대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가 금품 로비 정황으로 제출한 돈뭉치 사진까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수사가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화천대유가 뿌린 ‘50억 리스트’까지 나돌고 있다. 화천대유가 50억 원을 약속한 인사 리스트에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외에 이재명 지사와 친분이 있는 다른 인사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했다. 정치권ㆍ법조계를 향한 화천대유의 전방위 로비 의혹 또한 검찰 수사에서 여야 구분 없이 엄정하게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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