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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아세안 ‘왕따’로 전락하나… 인도차이나 우방국도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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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아세안 ‘왕따’로 전락하나… 인도차이나 우방국도 이탈 조짐

입력
2021.10.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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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등 인접국 거리두기 본격화?
군부 "보이콧 아니다" 진화 안간힘

지난 26일 화상으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쁘라윳 짠오차(가운데) 태국 총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 밑에 회의 참석을 거부한 미얀마 군부의 자리(하늘색)가 보인다. 방콕포스트 캡처

지난 26일 화상으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쁘라윳 짠오차(가운데) 태국 총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 밑에 회의 참석을 거부한 미얀마 군부의 자리(하늘색)가 보인다. 방콕포스트 캡처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서 급격히 입지를 잃고 있다. 그동안 "미얀마 상황은 내정의 문제"라며 군부에 힘을 실어주던 인도차이나 국가들까지 '아세안의 적극적 개입'을 주문하고 나서면서다. 궁지에 몰린 미얀마 군부가 황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아세안의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외교적 고립은 악화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7일 동남아 각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전날 시작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세안의 능력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이자 국제사회에서 아세안의 신뢰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세안은 (미얀마에서 발생 중인) 폭력사태를 중단시키고 평화적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쁘라윳 총리는 미얀마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마찬가지로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인 출신 정치인으로, 그동안 미얀마 사태에 대한 아세안의 개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와 베트남도 미얀마 군부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모습이다. 미얀마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피했던 양국은 전날 "역내 평화를 위해 아세안의 내부 결속력을 강화해야 한다"(판캄 라오스 총리), "아세안이 정치관계에서 새로운 위치를 찾고 역할을 더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팜민찐 베트남 총리)고 밝혔다. 쿠데타 직후 열린 '미얀마 군의 날'에 대표단을 파견할 정도로 우애를 과시했던 양국이 이제 군부가 아닌, 아세안 중재 쪽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미 미얀마 군부에 등을 돌린 캄보디아는 더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2022년 아세안 의장국 자리에 오를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아직 미얀마를 아세안의 틀에서 추방하지 않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아세안의 중재 시도를 보이콧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했다"며 "아세안에 마이너스 1(미얀마)의 상황이 발생한 건, 전적으로 미얀마 자신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독재정권이 36년째 이어지고 있는 캄보디아 역시 쿠데타 군부 옹호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던 국가였다.

미얀마 군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인도차이나 우방국들의 발언이 알려지자 군정 대변인은 전날 "미얀마가 정상회의에 불참한 것은 아세안에 항의하거나 (아세안 결정에) 보이콧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흘라잉 사령관 정상회의 배제 결정 직후 "아세안 정신을 위배했다"며 핏대를 세우던 태도를 버리고 바짝 몸을 낮춘 셈이다. 반면 아세안은 강경한 기조를 계속 유지했다. 실제로 이날 일부 공개된 의장성명에는 "미얀마 군부는 아세안 특사가 사태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완전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판캄 라오스 총리가 지난 26일 화상으로 진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VNA 캡처

판캄 라오스 총리가 지난 26일 화상으로 진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VNA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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