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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공언… “3개월 안에 무장 저항세력 모두 소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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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공언… “3개월 안에 무장 저항세력 모두 소탕한다”

입력
2021.11.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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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특사-수치 면담도 재차 거부
'왕따' 자처 군부, 러시아와 밀월 강화

지난달 28일 미얀마 샨주에 충원된 정부군이 반군 색출을 위해 마을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지난달 28일 미얀마 샨주에 충원된 정부군이 반군 색출을 위해 마을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현지 무장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을 예고했다. 이미 주요 교전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충원한 군부는 이들을 소탕하는 데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마저 통하지 않는 미얀마에 또다시 대규모 유혈사태의 어두운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3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군부 2인자인 소 윈 장군은 전날 전국의 정부군 지휘관들에게 "시민방위군과 소수민족 반군을 모두 찾아내 섬멸하라"며 "마을 은신처에 숨은 인원도 예외없이 체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는 지난달 사가잉ㆍ마궤ㆍ친ㆍ카야주 등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킨 뒤 나온 최고지휘부의 첫 공개 명령이다. 그는 "(정부군 전력과 전술을 고려하면) 전국의 모든 무장세력을 소탕하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며 산발적 국지전이 아닌, 저항의 뿌리를 뽑기 위한 전면 공격이 시작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현장의 정부군은 같은 날 '공포에 의한 전투 무력화' 전략을 즉시 펼쳤다. 사가잉 등에서 시민 3명을 사살한 뒤 시신을 도심 도로에 보란 듯이 던져둔 것이다. '시신 공개'는 정부군이 과거 국경지대의 반군 소탕전을 개시할 때 자주 쓰던 전략이다. 시민군 측은 "만달레이 등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반군 색출을 빌미로 민가에 대한 학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요 지역 주민들의 대피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4일 미얀마 군정의 2인자인 소 윈 부사령관이 알렉산더 바실리예비치 포민 러시아 부사령관에게 기념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글로벌 뉴라이트 미얀마 캡처

지난 9월4일 미얀마 군정의 2인자인 소 윈 부사령관이 알렉산더 바실리예비치 포민 러시아 부사령관에게 기념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글로벌 뉴라이트 미얀마 캡처


군부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의 중재 시도도 재차 거부했다. 소 윈 장군은 같은 날 국영방송을 통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아세안 특사와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자 신분인 수치 고문을 만나는 것은 국내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그는 "어떤 나라도 (범죄자와 면담을 요구하는) 조치를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미얀마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이전과 같이) '국내 상황이 안정되면 특사 방문을 허용하겠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세안마저 등진 군부는 우방 러시아와의 밀월을 강화하며 자신들의 계획대로 일방통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양곤에 입국한 러시아 해군 지휘부들은 최근 군부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함께 미얀마가 구입한 러시아 군함을 순시하며 우애를 과시했다. 이와 동시에 양국 경제교류단은 러시아에 미얀마 에너지 개발사업권을 넘기기 위한 논의에도 들어간 상태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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