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평가' 재판 주심 판사에 이목 집중
반전 노리는 변호인, NLD 간부 증인 신청
미얀마 반군부 진영의 구심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한 재판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어떻게든 유죄를 선고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현지에선 재판 주심 판사를 향한 희망과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수치 고문의 재판은 피고인 측 증인 신청 수용 여부에 따라 금명간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수치 고문 재판의 주심은 네피도 지방법원 소속의 예 르윈 판사다. 그는 현지 법조계에서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한 재판 진행을 하는 몇 안 되는 판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쿠데타 전 집권 여당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간부였던 윈 흐테인 재판에서 검찰의 부적절한 발언을 제지하고 피고인의 반론권을 보장한 바 있다. 앞서 그는 2017년 라카인주 무슬림 학살 사건을 보도해 기소된 외신 기자 재판에서도 불법적인 체포 과정을 진술하려는 모엔 나잉 전 경찰청장의 법정 출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반면 르윈 판사의 재판 방식이 '보여주기용 쇼'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법절차 준수'를 방패 삼아 여론전에 능할 뿐, 실제 선고 결과는 군부의 뜻과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윈 판사는 이달 초 흐테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며, 2019년 외신 기자에게도 7년형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나잉 전 청장 역시 "일부 합리적 성향이 있다 해도, 군부 독재 아래에서 르윈 판사가 공정한 재판 결과를 내놓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엇갈린 평가와 전망 속에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은 마지막 반전 카드를 내놓았다. 군부의 보복 탓에 무죄를 항변해줄 증인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미 중형을 받은 흐테인을 법정에 증인으로 신청한 것이다. 과거 NLD의 재무를 담당했던 흐테인은 수치 고문에 덧씌워진 뇌물죄 사건 정황을 잘 아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표 민 테인 전 양곤 총리는 법정에서 "수치 고문에게 60만 달러와 11.4㎏의 금을 뇌물로 건넸다"고 진술한 상태다.
수치 고문의 다음 재판은 16일로 예정돼 있다. 르윈 판사가 흐테인의 법정 증언을 허용할 경우 재판이 더 길어질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이달 말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수치 고문은 현재 선동과 뇌물수수 등 총 11개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102년형의 선고가 가능하다. 수치 고문은 올해 76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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