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또 인상했다. 지난 8월 0.25%포인트 인상에 이은 올해 2차 금리 인상인 셈이다.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선 건 불황에 코로나19까지 덮치자 한은이 기준금리를 단숨에 0.5%포인트 낮춰 0.75%로 조정한 지난해 3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내년 1분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 전문가 90%가 점쳤을 정도로 충분히 예상됐다. 이 총재는 8월 1차 인상 때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며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했었다. 실제 한은의 기민한 정책전환은 2%대 목표치를 한참 넘긴 물가상승 대응 외에, 금융불균형 완화라는 정책목표가 작용했다.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가격 급등세 등 저금리에 따른 자산가격 앙등을 관리하는 포석이란 얘기다.
가계부채는 8월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증가세 자체는 계속돼 지난 3분기 누적액이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 1,844조9,000억 원에 달했다. 국내 가계부채에 대해 국제금융협회(IIF)는 37개국 조사 결과 국내총생산(GDP)액보다 가계부채액이 더 많은 나라는 104.2%를 기록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지난 15일 국내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 위험을 경고했다.
한은과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잡는 데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집값 상승세 둔화에 8월 금리 인상과 강화된 대출규제가 효과를 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정책에 편승해 은행 등이 대출금리를 시장금리 상승폭보다 더 많이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금리인하요구권 강화나 예·적금 금리 인상 등 시늉뿐인 조치 말고, 소비자가 납득할 실질적 대출금리 조정방안을 보강할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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