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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패스 확대 유보, 거리 두기도 그대로
오미크론 확산 땐 지체없이 방역 강화해야
중증환자 급증과 신종 변이 오미크론 출현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방역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부가 29일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4주 후 검토하기로 했던 2단계로의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을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으로 확진자는 앞으로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기로 했고,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강화, 영화관 취식금지 등을 내놨다. 청소년에 대한 방역 패스 적용과 방역 패스 적용 업종 확대는 제외됐다. 방역 패스 확대 등은 자영업자 등의 강력한 반대로, 청소년에 대한 방역 패스 적용은 강제접종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의견 때문에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 재시행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상을 유지하면서 방역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책을 발표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겨우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트인 상황에서 다시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드는 데 대한 부담을 토로한 것이다.
발표를 3일씩이나 연기한 정부의 고민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날 대책을 ‘특별방역대책’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당국의 예상보다 빠르게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병실이 부족해 1,100명이 넘는 환자들이 대기 중이다. 병실을 배정받지 못해 앰뷸런스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는 환자도 있다고 한다. 좀더 과감한 방역대책 없이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지, 위중증 환자 최소화가 가능할지 걱정이 크다.
아직까지는 아프리카 10개국 정도에서만 확산됐지만 확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은 시간 문제다. 현재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지도 불확실하다. 방역당국은 싱가포르, 사이판 등 트래블 버블 국가에서 오미크론이 발견된다면 입국제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외국인 입국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 등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조치로 유입 차단이 가능할지 걱정이다. 오미크론의 확산 동향을 면밀하게 추적하면서 변수 발생 시 지체 없이 방역을 강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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