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집값 상승으로 중산층 이하 계층의 주거 불안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 결과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거 불안으로 몰리는 계층의 마지막 저지선의 역할을 공공임대주택이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특정계층에 주택을 배분하는 잔여적 모델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제 보편적 모델로 공공임대주택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보편적 모델은 소득과 관계없이 전체 인구가 물리적으로 적절하고 부담 가능한 주택에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제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 목표치 달성이 중요하나, 임대주택의 재공급을 통한 주거복지정책의 고도화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이미 공공임대주택은 약 300만호가 공급되어 기존에 공급된 임대주택에서 재공급되는 임대주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민임대주택 재공급 물량은 2018년 이후 4만 호 이상이다. 재공급 물량이 향후 신규 공급 물량보다 많다.
이와 연관하여 중요한 정책이 대기자 명부제도의 시행이다. 대기자 명부제도는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자 선정 과정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기회이다. 현재 공공임대주택 배분 방식은 사업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불리한 배분 방식이다. 수요자는 당첨될 때까지 매번 신청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유형이 매우 복잡하여 가점기준도 다르고, 청약당첨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정보 소외 계층에게는 매우 불리한 배분구조인 것이다. 대기자 명부가 정책 혁신방안으로 중요한 이유는 공공임대 수요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자 명부에 기록된 정보는 특정 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을 얼마나, 어떠한 크기로 공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희망하는 가구가 대기자명부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공공임대주택 수요를 확인하는 체계로의 혁신인 것이다.
대기자 명부 시행과 연계해서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플랫폼으로 한 통합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통합적 복지서비스 제공은 부족하여 취약계층 삶의 질 향상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지역사회와 단절된 부정적 이미지로 기피(님비 현상)되는 상황은 여전히 숙제였다. 대기자명부의 시행과 통합복지서비스 제공으로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대주택기반 주거플랫폼 정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취약계층 주거복지 강화는 물론, 서비스와 생활 SOC(사회간접자본)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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