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1곳, 138건 애로사항 접수
대금 결제 관련 81건, 물류 및 공급망 43건
무협 "정보 제공 및 유관 기관 연결 지원"
휴대용 가스버너 수출 업체인 A사에겐 최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화물 운송을 책임진 선사에서 당초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 내려야 할 수출품들이 터키 항구에 내려졌다고 알려온 것. 오데사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달 24일 공격을 받은 지역이다. 계약상 기착지 변경으로 발생한 비용 부담을 모두 떠안게 된 A사는 화물을 한국으로 가져오면서 발생할 비용에 대해 정부에 불가항력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요청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가 국내 기업들에도 돌아오고 있다.
1일 한국무역협회(무협)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무협이 가동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대책반에 국내 기업 101곳으로부터 138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
대금 결제 관련 애로사항이 81건(58.7%)으로 가장 많았고, A사처럼 물류 및 공급망에 대한 문제는 43건(31.2%)이었다. 현지 업체와 거래 계속 등을 위한 정보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도 10건(7.3%)이 접수됐다.
이 밖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파장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에 화장품을 수출해왔던 B사는 우크라이나 바이어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문제작 방식으로 이미 생산됐지만 제품을 못 받겠다는 인수 거부 통보를 받거나, 전쟁으로 가치가 급감한 러시아 루블화로 대금을 내면 받지 않겠다고 알려온 업체도 있다고 한다.
컬러강판을 해오던 C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전 체결된 계약과 관련해 제품을 이미 선적했지만 대금을 받을 길이 막막해져 경영에 차질까지 불가피한 상태다. 경제제재 대상인 벨라루스 업체와 거래 중인 D사는 계속 거래를 지속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할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피해기업은 경영 안정을 위해 은행의 대출기한 연장이나 수출자금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국가별 물류 정보 등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전략물자관리원,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을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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