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바이든, 첫 국정연설서 푸틴 직격]
러, 우크라이나 침공 비판...제재 참여 한국 언급
물가 상승 대응 과정 中 거론...北 한마디도 없어
“푸틴은 탱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포위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코 우크라이나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얻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인의 자유에 대한 사랑을 없애지도, 자유세계의 결단력을 약화시키지도 못할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국정연설(The State of the Union)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1시간 2분 동안 진행한 연설 초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며 각종 제재 방안을 추가로 공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들의 '단합된 힘'을 강조하면서 유럽의 주요 동맹 국들과 함께 한국을 직접 거명했다.
또 미국민을 향해 '미국 재건'을 다짐하며 물가 상승 대응을 1순위 과제로 꼽았다. 중국의 경제 부상에는 경고장을 던졌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이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 초반 10여 분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할애했다. 당초 '경제'를 강조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 문제가 먼저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대통령'(President) 호칭 없이 ‘푸틴’이라고 지칭하며 반감을 드러냈고 격정적인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6일 전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유세계의 근간을 흔들며 자신의 위협적인 방식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심각한 오산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틀렸다”며 “자유세계가 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라고도 했다.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이 그들의 침략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을 때 그들은 더 큰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을 우리는 배웠다"며 단호하게 러시아 응징을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제재 조치에 동참한 유럽연합(EU) 27개국,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등과 함께 한국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고립을 위해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하겠다는 추가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러시아 올리가르키(재벌)를 겨냥, 미 법무부에 범죄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군 파병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 군대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과의 충돌에 개입하지 않고 있고,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미국 내 여론을 다독이기 위해 쐐기를 박은 것이다.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영토 방어를 위해서는 ‘단 1인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폴란드 루마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나토 국가 보호만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머지 국정연설에선 주로 미국 경제 회복, 공급망 재건, 총기 규제와 성소수자 보호 등의 국내 현안을 다뤘다. 그는 지난해 통과시킨 미국 사회간접자본(인프라) 법안 성과를 거론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언급했다. “(인프라법안) 이것은 미국을 변화시킬 것이고 21세기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직면하고 있는 경제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 될 것이다. 내가 시 주석에게 말했듯, 미국인에게 맞서는 쪽에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대러시아 제재 동참국으로서 한국을 입에 올렸지만, 일각의 예상과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또 미국이 직면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과 관련, “최우선 순위는 물가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처방약과 보육 비용 절감 등의 대책도 제시했다. “외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대신 미국에서 그것을 만들자”며 반도체 공급망 재건 중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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