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두 차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시험을 했다고 한미 당국이 11일 평가했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정찰위성을 가장해 쏜 발사체가 당초 알려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아닌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란 평가다. 탄두분리 등 성능시험을 마친 북한은 이제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를 예고하고 있다.
미 백악관이 언론에 비밀 정보까지 공개하며 경고음을 울린 걸 보면 신형 ICBM에 대한 워싱턴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남쪽에서 정권교체까지 맞물려 있어 한반도 안보상황이 위기의 연속이었던 2017년 상황으로 회귀할까 우려된다.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 첫 등장한 화성-17형은 길이 24m로 세계 최대의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핵탄두를 여러 개 장착하고 1만3,000km 이상 비행 가능하나 재진입 시험을 포함해 기술적 장벽은 남아 있다.
미국은 핵을 장착하고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만큼 ICBM 개발을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으로 설정해왔다. 북한도 2018년 이후 전개된 대화국면에서 핵과 ICBM 시험의 모라토리엄(유예) 약속을 지켜왔다. 하지만 북한이 ICBM 성능시험을 하고 이에 미국이 독자제재를 결정한 데서 보듯 모라토리엄은 사실상 파기된 상태다.
북한은 이날 미국 경고에 맞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북 동창리 위성발사장을 방문해 현대적 개건을 지시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런 마이웨이 행보로 볼 때 4월 15일 태양절 전후로 최대 사거리 시험을 위한 ICBM 발사가 유력시되고 있다.
한미의 경고와 압박에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도발과 제재가 악순환하고, 한반도 정세는 '강대강'의 격랑으로 내몰릴 것이다. 더구나 선제타격 등 대북 강경론을 공약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선 첫 시험대다. 아직 한 달 이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화염과 분노의 시기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미는 외교의 문을 열어 놓고 대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인 지금은 무력시위를 자제할 때란 사실을 북한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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