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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철군’ 러 주장에 의구심 제기하는 미국…불신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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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철군’ 러 주장에 의구심 제기하는 미국…불신의 이유는?

입력
2022.03.30 17: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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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지켜보자...행동 나설 때까지 예단 않을 것"
① 훈련 병력 철수 발표 후 우크라이나 침공 전례
② 소규모 병력 이동 있지만 언제든 공격 재개 가능
③ 러 기만 심리전 속지 않겠다는 미국 각오 단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활동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활동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지켜보자. 그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볼 때까지 나는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을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활동 축소 발표를 이렇게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을 넘어선 뒤 처음으로 휴전 가능성이 커졌지만 미국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미국의 불신은 러시아의 계속되는 거짓말 심리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터키에서 5차 휴전 협상을 벌인 뒤 러시아 측에서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 활동을 급격히 줄이겠다”라는 발표가 나왔다. 실제로 대대급 전술그룹을 포함한 일부 러시아 병력이 키이우 주변에서 철수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그러나 미국 반응은 냉랭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누구도 러시아의 발표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키이우를 둘러싼 모든 (러시아군) 병력 움직임이 철수가 아니라 재배치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소규모 러시아 병력 이동은 있었다고 하면서도 “그 누구도 최근 크렘린이 갑자기 키이우 근처에서 군사 공격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모든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는 보도에 속아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특히 “(키이우에서 멀어지는 러시아군 숫자는) 그들이 키이우 공략을 위해 배치한 숫자의 과반에 전혀 미치지도 못한다”며 “러시아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9일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제5차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9일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제5차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불신은 러시아의 유화책이 심리전 일환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16일 크림반도 군사훈련이 끝났다며 병력이 철수하는 영상까지 공개해놓고 8일 뒤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하는 기만 전술을 사용한 적이 있다.

미국은 또 러시아의 병력 전개 상황을 위성과 정찰자산으로 확인하는 상황이라 키이우 인근 병력 철수와 관련된 러시아 주장이 거짓이라는 점도 즉시 파악해 반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미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키이우를 점령하려는 목표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려는 목표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키이우를 비롯한 여러 곳에 엄청난 잔혹함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신뢰하지 않으니 증명하라’는 접근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 달 가까운 우크라이나 침공 동기에 대한 미국의 깊은 회의감을 반영한다”며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는 전투 여건이 허락한다면 항상 병력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 제재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과 전화통화를 가졌다며 “4국 정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공격에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제재를) 지속한다는 결정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러시아의 전쟁 능력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군수 공급망 추가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영국 채텀하우스 연설에서 추가 제재에 러시아가 이용하는 군수물자 대체 공급업체가 포함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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