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원 무기화’에 독일, 기업·개인 대비책
독일이 가스 공급 비상사태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당장 천연가스 재고가 바닥난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서방이 잇따라 경제 제재 조치를 내린 게 발단이다. 이후 러시아가 자국산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비우호’ 국가들에게 루블화 결제를 요구하자 서방 국가에서 흘러나온 첫 번째 경고음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연방부총리 겸 경제ㆍ기후장관은 30일(현지시간)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조기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하베크 장관은 “이번 조치는 총 3단계의 경보 중 1단계”라며 “현재 독일의 가스 저장 시설에 남은 가스량은 2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베크 장관은 또 가스 공급 상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비상대책팀을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경보 발령의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하베크 장관은 주장했다. 지난 28일 주요 7개국(G7)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가스 판매 시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23일 “비우호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대금 지급 방법을 루블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방의 제재로 급전직하한 루블화의 가치를 반등시키려는 시도였다.
하베크 장관은 독일이 가스 공급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공급 부족은 없다”면서 “러시아가 (위기를) 고조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가가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기업과 개인도 에너지를 절약할 것을 당부했다.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단결된 모습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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