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대한민국은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였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지역사회 보건의료 현장에 있는 당사자로서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도 현재진행형이다. 필자는 지난 3년간 수원시 지역사회에서 많은 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는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임을 강조한 바 있다. 새로운 정부는 이런 현실을 직시해 섣부른 예측보다는 현실을 직시한 대응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둘째, 의료 전달체계의 정상화이다. 의료가 첨단화되면서 대규모 재투자가 가능한 수도권 대형의료기관과 1차 의료기관과의 격차는 너무 커졌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첨단 의료기술과 서비스에 투자하는 Big5로 전국의 환자가 몰리면서, 지방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전 국민 백신접종사업이나 신속항원검사에서 '동네의원'의 역할을 매우 컸다.
하지만, 저수가 정책으로 1차 의료기관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소아청소년과의원들이 폐업하면서 아픈 아이를 둔 엄마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경증질환을 동네의원이 담당하고 중증질환을 대형병원이 나눠서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국민건강보험이 지속될 수 있다. 또한 수도권 특정 지역에 쏠려 있는 대형병원의 역할을 지역으로 분산시켜 대한민국 국토 어디에 살고 있어도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셋째, 공공의료 인프라의 확충이다. 우리가 아플 때 찾게 되는 의료기관은 대부분 '민간 의료기관'이다. 국내 공공의료 비율은 매우 제한적이다. 공공의료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보건행정체계는 어느 정도 그 조직과 인력 배치가 잘 되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역마다 시립병원이나 도립병원 같은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보건행정체계와 공공의료기관의 네트워크를 통합 관리하면 감염병, 재난의료, 자살예방, 약물중독, 각종 보건사업에 있어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언론 보도를 통하여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다른 영역과는 달리 보건의료에 있어서는 그 어느 분야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노력이 필요하다. 효율성만 강조하여 시장원리에 맡긴다면 의료의 불균형 및 양극화는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또 가난한 사람이 건강권을 잃어버리게 되면 이는 큰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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