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주요 기관 디도스·랜섬웨어 공격 주의"
사이버 공격 주고받는 '치킨게임' 될 수 있어
영미권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핵심 기반 시설을 공격할 경우 서방도 보복하면서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파이브아이즈는 합동 성명을 내고 최근 러시아연방보안국(FSB), 대외정보국(SVR), 군총정보국(GRU) 등이 주요 산업체의 기술 네트워크에 악의적인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 주도로 각국 주요 기관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나 랜섬웨어, 맬웨어 등의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에 참여한 미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인프라 보안국(CISA)은 특히 "최근 몇몇 사이버 범죄 그룹이 공개적으로 러시아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며 "이들은 러시아 정부나 국민에 대한 (제재) 보복으로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서방의 경고에도 러시아 측은 해킹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7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의 정부 기관과 싱크탱크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 시도를 발견해 차단했다고 밝혔고, 13일엔 CISA가 미국 내 다수의 발전소와 공장에 설치된 논리제어장치에 해킹 시도가 있었다며 경고문을 냈다.
반복되는 사이버 공격에 서방도 본격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러시아의 해킹이 초강대국 간 ‘사이버 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의 주요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다가오고 있다"는 첩보를 접했다며 민간에도 사이버 보안 강화 조치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의 금융, 에너지, 보건 등과 관련한 16개 핵심 시설을 공격하면 보복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양측 다 물러서지 않으면서, 사이버 전쟁의 결과를 감수할 준비는 안 돼 있는 고위험 '치킨게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리처드 레젯 전 미 국가안보국 부국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 정부가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렸다"며 "러시아는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 우리의 기반시설을 파괴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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