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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해방"보고받은 푸틴 "아조우스탈 고사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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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해방"보고받은 푸틴 "아조우스탈 고사시켜라"

입력
2022.04.21 18:19
수정
2022.04.21 18: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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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마리우폴 사실상 점령, 최후 저항지는 봉쇄
마리우폴 민간인 탈출 시작...고작 버스 4대에 불과
"동부 루한스크주 영토 80% 러시아가 통제"

20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격전지 마리우폴에서 시민들이 피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격전지 마리우폴에서 시민들이 피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사실상 점령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마리우폴 함락을 보고했다. 유일하게 남은 최후 항전 거점인 제철소 아조우스탈은 러시아군의 봉쇄 조치로 함락은 시간 문제가 됐다. 마리우폴에서는 탈출 통로가 마련돼 민간인들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손에 넣은 뒤 돈바스 지역 점령을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푸틴 대통령에게 “마리우폴을 해방했다”고 보고했다. 이곳은 거의 2달 가까이 러시아군이 포위한 채 공격을 감행한 곳으로, 도시 전체가 사실상 폐허가 됐다. 다만 쇼이구 장관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 ‘급진주의자’들이 농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 최후의 항전지인 아조우스탈에는 아조프연대 등 우크라이나군 약 2,000명이 민간인 1,000여 명을 보호하면서 미로 같은 지하에서 저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조우스탈을 제외한 나머지 마리우폴 지역을 모두 점령했다고 판단한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을 고사시키는 작전으로 변경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쇼이구 장관에게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봉쇄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조프연대 등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서 러시아 군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고립무원이 된 아조우스탈이 시간이 흐르면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마리우폴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반은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 6시)까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완전 장악하겠다”고 선포하고, 러시아군도 “오후 2시까지 투항하라”고 최후 통첩을 날린 상태였다.

마리우폴에는 민간인 약 10만 명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에 인도주의 통로 개설을 제안했고, 버스 90대를 마리우폴에 급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마리우폴 민간인 대피를 위해 러시아군 포로를 교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포로 교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피란 버스 4대가 전날 마리우폴을 떠났다”고 밝혔다. 피란민을 태우고 마리우폴을 빠져나온 버스 4대를 제외한 나머지 버스가 마리우폴 진입에 성공했는지, 혹은 도시에 진입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탈출에 실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CNN방송은 “민간인 대피가 이뤄지는 도중에도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폭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을 품은 러시아군은 루한스크ㆍ도네츠크 2개주를 일컫는 동부 돈바스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동부 하르키우주 소도시 이지움 인근에 집결한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 크라마토르스크를 폭격하고 있으며, 루한스크주의 행정 중심지 시에비에로도네츠크에 대한 공세도 예고된 상태다. 앞서 러시아군은 시에비에로도네츠크에서 북쪽으로 불과 50㎞ 떨어진 크레미나시를 점령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전날 CNN에 “루한스크 영토 80%가 러시아의 통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성과는 없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2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에게 각각 회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직 양국으로부터 답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악어에게 다리를 물린 상황에서 악어와 협상하는 게 우크라이나가 처한 어려움”이라며 “푸틴의 분명한 전략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능한 한 많이 에워싸고 빼앗은 뒤 유리한 입장에서 모종의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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