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격변의 물결 속에서 코로나19는 디지털 대전환을 한층 더 가속화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디지털 전환의 모범사례가 만들어졌다.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과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결합된 마스크 앱, 민간의 클라우드 기술력이 접목되어 대규모 접속에도 끊기지 않는 백신예약 서비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혁신 사례들의 공통점은 민간과 공공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데이터를 연계하고 활용했다는 것이다.
데이터가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지금,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개방하고 막힘없이 연계하여 활용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잘 활용하는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정책 결정을 하고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적인 정부 구현의 핵심 요건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시대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데이터 개방과 유통을 촉진하는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힘입어 데이터 시장규모는 2018년 15조6,000억 원에서 2021년 23조1,000억 원으로 성장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업들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제기해 왔다.
이러한 열망을 담아 '데이터 산업 진흥 및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법'이 제정되어 지난 20일 시행되었다. 이 법은 데이터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 최초 기본법으로써 데이터 생산과 거래, 활용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담고 있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함께 국가 데이터 정책을 심의하는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데이터의 안전하면서도 원활한 유통을 촉진할 데이터 거래사, 데이터 가치평가 등 선도적인 제도들이 도입되었다. 데이터 사업자 신고와 실태조사 등을 통해 산업 수요를 적시에 파악하여 지원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되었다.
법이 시행되었지만, 결국 디지털 강국 도약의 마중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 첫걸음인 명실상부한 국가 데이터정책 컨트롤타워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출범을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끊임없이 민간과 소통하여 데이터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제도들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이번 데이터기본법의 시행이 '디지털 경제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가 산업 모든 분야의 혁신 성장을 이끌고 국민 삶의 행복까지 견인하는 '통합과 혁신의 데이터 경제 시대' 개막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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