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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러시아 보란 듯... 바이든 '무기대여법'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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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러시아 보란 듯... 바이든 '무기대여법' 서명

입력
2022.05.10 16:05
수정
2022.05.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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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나토·유럽 분열 원했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의회에 400억 달러 규모 우크라 지원법 신속 처리 요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크라이나 무기대여법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크라이나 무기대여법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차 대전 때의 ‘무기대여법(렌드리스법)’을 우크라이나에 적용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러시아를 압박했다. 나치에 대항해 유럽에 물량전을 펼치도록 도왔던 ‘무기대여법’을 다시 끄집어내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를 옥죄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예산과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함께 처리하자던 기존 입장마저 접고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부터 시급히 처리해줄 것도 당부했다.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또는 동유럽 국가들에 방어용 물품을 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인 ‘2022년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어 무기대여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무기대여법은 지난달 27일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28일에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대전 유럽 전선 승전일(전승기념일ㆍ9일) 연설에서 나치주의 부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무기대여법 서명으로 곧바로 응수한 셈이다. 2차 대전 시기 나치 독일을 저지하기 위해 제정됐던 무기대여법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81년 만에 되살아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서명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잔혹한 전쟁에 맞서 조국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을 지원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법안에 서명한다”며 “지금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에 대한 중추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악의적인 파괴”라고 규정하면서 “러시아의 잔학행위는 용인할 수 없으며, 전투의 대가는 값싸지 않지만 침략에 굴복하는 것은 훨씬 더 많은 대가가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독설은 계속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모금행사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유럽을 분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했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략 후 미국을 포함해 많은 유럽국가들은 그들의 생각과 달리 우크라이나 편에 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지금 당장 탈출구가 없다”며 “그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 알아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계산적인 인물’인 만큼 그가 꺼내 들 돌파구를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회에는 400억 달러(약 51조8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10일 안에 기존 원조 자금이 소진될 것”이라며 “수일 내로 내 책상으로 (법안을) 가져와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중요한 전쟁에 대한 노력을 지체할 수 없다”며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코로나19 구호 자금 법안과 분리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공화당이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과 코로나19 구호 자금 법안이 연계되어 있다면 이 두 법안을 모두 처리하지 않겠다고 주장해 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선회로 이르면 10일 우크라이나 지원법부터 하원에서 통과될 전망이라고 내다 봤다.

미국 정부는 또 우크라이나산 철강 관세를 1년 동안 유예한다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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