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다양한 계층의 내각 인선으로 미국적 특성인 '다양성'과 '통합'이라는 내각 구성을 했다. 어떤 각료는 어릴 때 밥을 굶은 경험을 회상하며 약자 입장을 공감하고 약자 입장에서 정책을 펼치겠다고 각료 지명 수락 연설을 했다는 보도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야 국민의 마음을 얻는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재 등용 철학은 깊은 감동을 준다.
후보자의 화려한 학력과 스펙 그리고 연줄 위주로 선발하는 우리나라와는 아주 대조적이다. 미국의 각료 인선은 후보자의 능력 외에 국민의 삶을 국민의 처지에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공을 가진 후보라야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철학이 엿보인다.
만일 후보자가 금수저 출신일 경우 극빈 가정의 학생들이 밥을 굶고, 컴퓨터 시설이 없어서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의 처지를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부유한 환경에서 이기적인 생활을 해온 후보자가 어떻게 학생 복지에 관심을 가지겠으며 코로나 시대에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극성인 사회에서 돈이 없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처지를 어떻게 이해하고 교육 정책을 수립하겠는가?
과거 수십 년간 양산했던 우리나라 교육 정책들이 실패한 원인은 교육 정책 수립 담당자가 학교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과는 동떨어진 교육 정책을 남발했고, 결국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들의 협조를 얻지 못하여 실패한 것이었다.
현장 교육 전문가를 교육부 내각에 등용한 적이 있는가? 학교 현장 실태에 관한 이해가 없는 후보자가 어떻게 공교육 정책을 수립할 수 있으며 학부모 재학생 그리고 교사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겠는가? 정책은 정책 수립 담당자가 아는 것만큼 정책에 반영된다.
새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많은 교육 정책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2024년 대학 수능 시험 등의 대입 제도 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2025년에는 고교 학점제 시행을 위한 고등학교 체제 개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 실태부터 파악하여 현장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정책 개편안을 만들어야 교육 현장의 공감과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교육 정책은 상부 하달식의 정책에서 벗어나 현장 교사들과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장 교사들과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상의 합의가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과거의 정책들이 보여 주듯이 실패하고 만다. 우리 사회도 미국 사회처럼 화려한 스펙이나 연줄보다는 능력과 내공을 중시하는 시대가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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