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의원 워크숍을 갖고 대선·지방선거 패인을 돌아보며 혁신방향을 논의했다. 이들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며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오만과 위선, 내로남불로 비판받은 거대 야당이 반성을 결의하고 민생 우선으로 의기투합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난상토론의 실제 내용은 친명계와 친문계의 노골적인 대립으로 얼룩졌다. 이재명 의원을 향해 8월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가 쏟아졌다. 친문 당권주자 홍영표 의원은 비공개 분임토론 때 이 의원에게 “당신이 나오면 대선 경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갈등이 생긴다”며 압박했고, 이 의원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당내 분위기를 두고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분당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이 말로는 혁신을 논하면서 정작 쇄신 플랜은 내놓지 않고 내부 싸움만 벌이는 풍경은 실망스럽다. ‘짤짤이’ 성희롱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최강욱 의원 관련 후폭풍도 계속되고 있다. 본인이 당에 재심을 요구했고 그를 비호하는 강경파들은 “마녀사냥”이라며 내부 공격에 몰두하고 있다. 한 친야 시민단체는 최 의원의 중징계를 요구했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을 명예훼손·무고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지경이다. 이에 박 전 위원장도 “폭력적 팬덤의 원조는 ‘극렬 문파’”라고 맞서 내홍이 커지는 형국이다.
국회 원 구성은 내팽개치고 집안싸움 중인 걸 보면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게 분명하다. 국회 공전이 벌써 4주째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마치면 박순애 교육장관·김승희 복지장관·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들이 국회 검증 없이 지나가면 제1당인 민주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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