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월 1일부터 임금 외 소득이 많아 추가로 보험료를 내는 직장가입자를 늘리고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부과방식을 개편한다. 소득에만 보험료를 걷는 직장가입자와 소득ㆍ재산ㆍ자동차에서 모두 보험료를 걷는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려는 조치다. 이에 따라 9월부터 직장가입자의 월급 외 소득 보험료 부과 기준이 연 3,4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아지고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공제액은 최대 1,3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주요 국가 중 재산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험료 부과대상을 소득 중심으로 바꾸는 합리적 방향이다.
피부양자를 축소하는 조치도 시행된다. 피부양자 중 연 소득 3,400만 원 이상이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던 기준을 연 소득 2,000만 원 이상으로 낮췄다. 보험료 부담 능력이 있지만 직장에 다니는 자녀 등에 얹혀 보험료를 내지 않던 27만5,000명가량이 9월부터 보험료를 내게 된다.
피부양자 축소는 제도 지속성을 높여주는 개혁이지만 당초 계획보다 후퇴한 점은 아쉽다. 2017년 여야 합의로 부과체계 개편안을 만들 때는 유소득 피부양자 59만 명을 지역가입자로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절반밖에 줄이지 못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보험료를 내게 될 피부양 탈락자들이 크게 늘어나 반발을 우려한 정부가 재산과표 인하 계획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제도의 무임승차자인 피부양자는 여전히 전 국민의 3분의 1인 1,800만 명을 넘는다. 재산에 부과하는 보험료를 축소하더라도 앞으로 사적연금을 포함시키는 등 보험료 부과 소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피부양자를 과감하게 줄이는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조치로 매년 2조 원 이상의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다. 적립금이 20조 원 안팎 남아있지만 노인의료비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건보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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