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세 여성 박모씨는 최근 어깨통증이 심해졌다. 예전부터 조금씩 아팠으나 특별히 다친 적도 없기에 흔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오십견’이라고 생각하며 파스만 붙였다. 그러나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어느 날 찬장에 있는 그릇을 꺼내려고 했는데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당황한 박씨는 급히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고 ‘회전근개파열’이라는 진단과 함께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오십견? 동결견!
중년 이후에 크게 다친 적이 없는데도 어깨 통증이 발생하면 흔히 ‘오십견’이라고 자의적으로 진단하고 저절로 좋아질 거라고 믿으면서 방치하곤 합니다.
오십견은 50대 전후로 어깨가 아픈 증상이 생긴다고 해서 예전부터 사용되던 용어로 많은 환자분들이 당뇨와 같은 특정 질병명으로 인식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오십견이란 특정 질병이라기보다는 나이가 드신 분들의 어깨 관절 통증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덧붙이자면 특별한 원인이 없이 어깨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은 ‘동결견’이라고 합니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 같은 조직인 관절낭의 크기가 줄어듦과 동시에 주변 조직에 들러붙어 어깨가 얼어 있는 것처럼 움직임을 제한하고 통증이 지속됩니다.
이러한 어깨 움직임의 제한은 어깨 힘줄의 파열, 골절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특정한 원인을 알 수 있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동결견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 다친 적이 없는데 힘줄이 찢어지나요? 회전근 개 파열
회전근 개는 위팔뼈에 붙어서 어깨를 움직이는데 도움을 주는 4개의 작은 근육을 지칭합니다. 이 근육은 반복되는 어깨 사용으로 인해 마모가 돼 회전근개파열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더라도 생길 수 있는 질환입니다.
최근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고, 스포츠 활동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매우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질병 중 하나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의하면 회전근 개 파열로 수술 받은 환자 수는 2016년 약 5만8,000명에서 2020년 약 7만1,000명으로 증가하는 등 매년 5% 이상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결견과 회전근 개 파열 어떻게 구별하나요?
두 질환 모두 심한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하고 주로 발생하는 나이대도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힘들 때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십견이라는 잘못된 용어가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증상만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동결견은 팔을 앞-뒤-옆으로 들거나 돌리는 모든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이미 단단히 굳어져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회전근 개 파열은 주로 팔을 앞으로 들거나 옆으로 드는 등 특정 동작을 할 때 통증이 흔히 발생하고, 혼자서는 어렵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비교적 쉽게 팔이 올라갑니다.
이처럼 혼자서는 못 들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팔이 쉽게 올라가는 것은 신경이 손상돼서 오는 마비는 아니지만, 비슷하다고 해서 ‘가성마비’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회전근 개 파열도 점차 진행이 되면서 어깨 움직임에 제한이 오는 때가 많기 때문에 초음파나 MRI 등을 통한 정확한 검사로 진단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동결견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을 경감시키고 스트레칭을 비롯한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하면 움직임의 제한이 차츰 줄어들어 증상이 완화됩니다. 먹는 약으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어깨의 안쪽에 직접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이 단계에서 움직임의 범위가 증가하지만, 수개월 이상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다면 관절경을 통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회전근 개 파열은 파열의 크기와 환자분들의 활동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 발견된 경미한 부분 파열은 약물치료나 재활치료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지만, 심한 파열이거나 시간이 많이 지난 파열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회전근 개는 한 번 파열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열이 점점 커지고 퇴행성 변화가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매우 심한 파열이 아닌 이상 관절경을 이용해 봉합하는 수술을 주로 시행하고 있으며, 기존 절개하는 봉합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파열의 크기가 너무 커서 봉합 후에 다시 파열될 가능성이 높거나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 환자의 나이나 활동성에 따라 파열된 힘줄의 역할을 인공관절이 대신하게 하는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중년 이후의 어깨 통증은 오십견이라는 잘못된 용어로 방치되기 쉬워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수주간 지속되고 호전이 없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병을 키우지 않고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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