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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쇄신 청사진 안 보인 尹 100일 회견

입력
2022.08.18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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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여권 난맥상을 타개할 쇄신 의지를 보이지 못했다. “분골쇄신하겠다”면서도 정작 중요한 현안에는 모호한 답변과 회피로 일관했다. 이래서야 국민의 믿음을 끌어올릴 수 있겠나. 현재의 리더십 위기가 단순히 ‘인기 없는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무거운 문제임을 깨닫기 바란다. 윤 대통령은 시급히 쇄신과 변화를 보여야 한다.

저조한 지지율과 여당 내홍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앞으로 문제를 면밀히 짚어나가겠다”는 기대 이하의 답을 내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비난에 대해선 “민생에 매진하느라 다른 정치인 발언을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여당의 진흙탕 싸움이 온 국민의 흥밋거리와 걱정거리가 된 마당에 이런 대응은 실망스럽다. 윤 대통령은 위기를 무시함으로써 축소하려 했겠지만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평을 듣기 십상이다.

인적 쇄신을 “국면 전환이나 지지율 반등이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 또한 심각한 인식의 오류를 드러낸다. 지금의 국정 방식이 한계에 봉착했으니 사람을 바꾸라는 뜻인데 정치 쇼를 하라는 뜻으로 여겼다면 달라질 게 없겠다. 대북·대일 관계 등 외교, 노동, 반지하 수해 문제 등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 등 언론 접촉을 지속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메시지 없는 회견으로 국민을 설득하기는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빈 수레만 요란했다”(조오섭 대변인)고 혹평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며 "바꿀 각오가 되어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진과 각료를 재정비해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을 수혈함으로써 ‘불통 정치’를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여당 갈등에도 책임이 있는 만큼 나서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집권 초 위기가 쓴 약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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