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사항인 윤석열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에 유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과거에도 윤 대통령 부부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됐었는데 훨씬 심각한 일이다. 야당은 24일 “대통령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유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대통령실부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수차례 지적됐다시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적 관리도 필요하다.
23일 밤 건희사랑 페이스북에 공개된 정보는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과 관련한 구체적인 날짜, 시간, 장소 등이다. 엠바고를 조건으로 출입기자단에 공지되는 일정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구시당에서 행사를 준비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알려졌다고 밝혔는데 유출 경로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대통령 일정은 경호상 이유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비공개가 원칙인데 이렇게 널리 알려지고 쉽게 공개된다면 대통령을 위험 속에 방치하는 꼴이다. 대통령실과 경호처가 기밀 정보를 다루는 데에 너무 해이했던 것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건희사랑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김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가 윤 대통령과 함께 자신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 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건희사랑 회장이었던 강신업 변호사는 김 여사로부터 직접 사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변호사는 회장직을 사퇴했고 김 여사도 “강 변호사와 교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일로 건희사랑이 어떤 식으로든 김 여사와 관련이 있고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음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과 국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에 대한 관리를 공식화해 주변 관리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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