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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도 흔들린다… 역대 최악 무역적자 위기

입력
2022.09.0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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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액이 566억7,000만 달러로 역대 8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지만, 무역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감만 및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수출액이 566억7,000만 달러로 역대 8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지만, 무역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감만 및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8월 무역수지가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다섯 달째 적자 행진을 했다. 5개월 연속 적자는 2008년 이래 14년여 만이고, 월간 및 연간 누적 적자(1~8월 247억2,000만 달러) 모두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다.

8월 적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수출 증가액을 상쇄한 영향이 크지만, 반도체 수출이 26개월 만에 감소하고 대(對)중국 적자가 넉 달째 이어지는 등 수출 또한 불안하다. 전체 수출의 20%를 책임진 반도체의 부진은 세계경기 둔화, 과잉 재고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1일 "연간 기준으로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바라긴 어렵다"고 인정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무역이 흔들리면서 성장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한국은행은 이날 2분기에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고 밝혔는데 순수출이 깎아내린 성장률을 민간소비가 만회해준 덕이다. 하반기엔 소비마저 부진할 거란 관측이 많다. 이날 공개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분기보다 1.3% 떨어져 국민 구매력 저하를 드러냈고, 전날 산업활동동향 통계에선 소매판매 위축세가 3분기 첫달인 7월에도 이어졌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은 소비 여력을 줄일 공산이 크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2.6% 성장이 쉽지 않은 판국이다.

금융시장 불안도 우려된다. 무역 적자로 국내 달러 공급이 부족해지면, 이날 장중 달러당 1,355원선까지 뚫어버린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수 있다. 무엇보다 무역흑자 기조는 한국 국가신인도의 바탕이다.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는 마당에 무역 역조마저 해소되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한층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무역금융 350조 원 공급'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도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수출 지원 확대와 현장 규제 해소를 약속했다. 수출과 무역은 한국 경제의 근간인 만큼 비상한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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