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 6.3%보다 낮은 5.7%로 집계됐다. 올 들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별 물가 상승률 증가세가 꺾였다. 물가 상승의 정점이 지나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별 상승률은 지난 1월 3.6%에서 출발해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를 기록하며 급격한 우상향세를 보인 끝에 지난달엔 6.3%까지 치솟았다. 8월 상승률이 꺾인 건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었던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많이 축소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7월 6.3%보다 낮은 6% 아래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12.4%, 경유도 10.0% 하락했다. 하지만 안도하기는 이르다. 5%대 후반은 여전히 민생을 해칠 정도의 상승률이다. 특히 국제 에너지ㆍ곡물 가격 앙등의 원인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 중인 데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 등 불안요인이 여전해 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체감도 높은 생활물가지수가 여전히 고공행진인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생활물가지수는 7월 7.9%보다 낮아졌어도 여전히 6.8%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신선식품지수(2020년=100)가 119.8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크게 높아 보다 집중관리가 절실하다.
향후 수입물가가 안정돼도 장기 물가안정을 위한 구조적 대책을 강구할 필요도 크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이래 물가상승엔 수입물가, 초과수요, 단위노동비용 등이 주로 작용했다. 특히 수입물가(원화 기준)가 1%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02% 오르는 데 비해, 초과수요와 노동비용은 1% 상승에 물가가 각각 0.1%, 0.04% 올라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규제완화 등을 통한 기업 공급능력 확충과 임금인상 억제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