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법원, 선거 조작 혐의 유죄 판결
군부 쿠데타로 구금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부정 선거 혐의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전체 형량은 기존 17년에서 20년으로 늘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 법원은 수치 고문에게 강제 노역을 포함한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군정으로서는 선거 조작 혐의로 수치 고문에게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더욱 탄탄하게 쌓은 셈이다. 동시에 내년에 실시할 예정인 총선 전에 수치 고문이 이끈 NLD를 해산할 수 있는 명분도 쌓게 됐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선거 조작과 부패 등 10여개 혐의를 적용해 수치 고문을 잇달아 기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선동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이후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사면 형식으로 형기를 2년으로 줄였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무전기 불법 수입·소지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이, 4월과 지난달에는 부패 혐의로 각각 징역 5년, 징역 6년이 추가됐다.
쿠데타 이후 가택 연금됐던 수치 고문은 지난 6월부터 교도소 내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 공개도 제한됐다. 이날 선고 내용을 외부에 알린 소식통은 수치 고문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고 전했다.
쿠데타 이후 반대 세력에 대한 유혈 진압과 민주화 인사 사형 집행 등으로 국제 사회의 규탄이 이어지는 가운데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근 수치 고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성명에서 “수치 고문에 대한 재판이 모두 끝나면 그와 대화할 수 있다”며 “모든 판결이 확정되면 교도소에서 가택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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