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뒤 살아오면 형기 무관 석방"
탈영·군기 위반 처벌 강화 법안 마련
2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크렘린궁은 줄곧 “전쟁을 위한 동원령 발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돌연 ‘부분 동원령’을 발동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기존의 주장을 뒤집을 수 밖에 없을 만큼 병력 손실이 심각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외신을 종합하면, 안팎으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전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태도를 바꿔 동원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반격에 점령지를 잇달아 잃는 등 열세에 몰린 상태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전사자가 5,397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7개월째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약 7, 8만 명의 러시아 군인이 숨지거나 부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 없는 전쟁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당국은 군사적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죄수까지 모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이 유죄판결을 받은 흉악범 1,500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내보내기 위해 모집하고 있으나 대부분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교도소 운동장에서 죄수들을 상대로 직접 용병 모집에 나선 영상까지 유출됐다. 처음에는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죄수만을 모았지만 최근 들어선 경력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감자는 “그들은 살인범을 원한다”고 증언했다.
러시아의 죄수 용병 모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자국 죄수를 대상으로 최전선에 투입될 용병을 뽑아왔다. 6개월 뒤 살아 돌아오면 돈을 지급하고 남은 형량과 상관없이 석방될 것이라며 ‘당근책’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8월 9일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 내 17개 교도소를 돌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낼 병력을 모집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최근 탈영병과 명령 불복종 등 군기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러시아군이 사기 저하 및 탈영 등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서방의 보도를 뒷받침한 행보였다.
주요 외신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고 병력 부족이 심각해지자 군 동원령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푸틴이 내린 동원령은 전쟁이 러시아의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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