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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포탄 투하 총 난사…어린이 12명 사살한 미얀마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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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포탄 투하 총 난사…어린이 12명 사살한 미얀마 군부

입력
2022.09.28 15:00
수정
2022.09.28 15: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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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학교에 숨었다는 이유로 무차별 난사
유엔 등 국제사회 추가 제재 검토
군부 "반군 토벌 작전일 뿐" 변명

16일 미얀마 사가잉주 타바인 지역에서 발생한 정부군의 학교 공격 사태로 사망한 어린이의 장례식이 이튿날 진행되고 있다. 사가잉=AFP 연합뉴스

16일 미얀마 사가잉주 타바인 지역에서 발생한 정부군의 학교 공격 사태로 사망한 어린이의 장례식이 이튿날 진행되고 있다. 사가잉=AFP 연합뉴스

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시민 저항군을 토벌한다는 이유로 수업을 받던 어린 학생 12명을 사살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유엔 등은 이번 사건을 전쟁범죄로 판단하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군, 중상 입은 어린이 무시하고 시신만 은폐"

16일 정부군의 무차별 사격이 진행된 미얀마 사가잉주 타바인 지역 A학교의 모습. 현장에서 발견된 피가 묻은 피해 어린이의 가방과 혈흔. 사가잉=AFP 연합뉴스

16일 정부군의 무차별 사격이 진행된 미얀마 사가잉주 타바인 지역 A학교의 모습. 현장에서 발견된 피가 묻은 피해 어린이의 가방과 혈흔. 사가잉=AFP 연합뉴스

28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16일 사가잉주(州) 타바인 지역 내 수도원 부설 A학교에 공격용 군용 헬리콥터(Mi-35) 2대를 급파했다. 이 학교에 시민저항군이 숨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학교에 도착한 헬기는 한 시간 동안 상공을 비행하며 포탄을 투하하고 기관총을 난사했다. 당시 A학교에는 250명의 학생과 20여 명의 교사들이 교실과 운동장에서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학생과 교사들은 황급히 몸을 피했다. 하지만 미처 숨지 못한 12명의 아이들은 정부군의 총탄에 맞고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교사는 "아이들이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 애원하고 있을 때 정부군 보병부대가 학교에 들이닥쳤다"며 "그러나 이들은 증거 인멸을 위해 사망한 아이들의 시신을 군병원으로 보냈을 뿐, 중상을 입은 어린이들을 치료조차 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정부군의 행위가 알려지자, 미얀마 민주진영은 "이번 사건은 우발적 사고가 아닌 전쟁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진영에 투항한 공군 조종사 출신 자이 투 아웅 대위는 "사건 당시 헬기 고도 등을 고려하면 헬기 내 정부군도 사격 대상이 어린이들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공격을 벌인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민주진영의 중심 축인 국민통합정부(NUG)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NUG 인권부는 "이번 사건은 군부가 국제법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더 이상 사태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뻔뻔한 군부, 유엔 경고에도 "문제없다" 버티기

16일 미얀마 정부군의 포격에 불탄 사가잉주 타바인 지역의 A학교 교실의 모습. 사가잉=AFP 연합뉴스

16일 미얀마 정부군의 포격에 불탄 사가잉주 타바인 지역의 A학교 교실의 모습. 사가잉=AFP 연합뉴스

잔혹한 학살 현장이 공개되자 국제사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유엔 미얀마 독립수사기구(IIMM)는 전날 성명을 통해 "군사적 목적이 있더라도 민간인 부상이나 사망이 예상되면 해당 공격은 국제법에 따라 금지된다"며 "사가잉주에서 발생한 군부의 공격은 형사책임이 있는 전쟁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유럽연합과 영국은 미얀마 군부기업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포함, 주요 인사에 대한 국제법 처벌 방식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군부는 여전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군부는 여전히 "카친독립군(KIA)과 사가잉 시민저항군 등 테러리스트들이 A학교에 숨어 있는 것을 확인, 반군을 진압하기 위한 작전을 벌였을 뿐"이라는 변명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군부는 "정부군 보안 요원들이 현장을 찾아 환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보내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현장 증언을 적극 반박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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