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고 코로나19 환자 감소세가 둔화하는 등 올겨울 호흡기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호흡기 질환의 유행은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활동량 증가 탓이다.
독감 의심환자 증가세는 여느 해보다 빠르다. 올해 40주차(9월 25~10월 1일) 독감 의사환자는 외래 환자 1,000명 중 7.1명으로 전주보다 45% 늘었다. 이미 질병관리청도 지난달 독감 유행주의보를 예년보다 1, 2개월 일찍 발령한 바 있다.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다.
코로나19 역시 7월 시작된 6차 대유행의 정점은 지나갔지만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개천절 연휴 이후 확진자 감소폭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주일간 유럽연합(EU) 확진자는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기존 변이보다 면역회피 능력이 뛰어난 오미크론 BA 4.6 변이 등 새 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내려진 출입국 관련 방역조치 해제로 외부 유입이 새로운 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되돌아갈 수 없는 이상 동시유행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비책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독감 백신 접종과 코로나 백신 추가 접종이다. 12일부터 만 75세 이상 독감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되는 만큼 접종 독려는 필수다. 이에 앞서 11일부터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개량백신 접종도 시작된다. 60세 이상, 요양시설 종사자 등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우선접종 대상자다. 사전 예약률이 접종대상자 대비 0.7%에 불과하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사회 전체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불안정한 감기약 수급 상황의 안정화 조치도 필요하다. 다국적 제약사 철수 등으로 일선 약국에서는 해열진통제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사용량·약가연동제 완화 등 생산을 유도할 수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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