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 법적 구속력은 없어
우크라이나 영토를 불법적으로 병합하려 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결의가 유엔총회에서 압도적 지지로 채택됐다. 다만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와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유엔 회원국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이 결의안을 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했다. 올해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러시아 규탄 결의안은 모두 4건이다.
특히 이번 결의는 그중에서 가장 많은 회원국이 지지해 러시아의 영토 병합 시도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최근 군사 공격에 대한 반대 의사를 확고히 표현했다. 앞서 3월 2일 러시아 철군을 요구한 결의에는 141개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3월 24일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명시한 결의에는 140개국, 4월 7일 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하는 결의에는 93개국이 각각 찬성했다.
이번 결의안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한국과 유럽, 일본, 미국 등이 일제히 찬성표를 던진 반면 러시아와 북한, 벨라루스, 니카라과, 시리아만 반대표를 행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해 온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은 기권했다.
유럽연합(EU) 주도로 마련된 이 결의안은 러시아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를 국제법상 효력이 없는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병합 선언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로부터 군 병력을 즉각, 완전히, 그리고 무조건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표결에 앞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정치적 독립,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서방을 중심으로 대다수 국가들도 비슷한 입장을 발표했다.
반면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자결권은 외부의 간섭 없이 주권과 국제 정치적 지위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합법적 권리”라며 주장하며 주민투표 결과 인정과 러시아의 영토 병합 지지를 촉구했다.
이날 표결은 지난달 말 유엔 안보리에서 비슷한 내용의 결의가 추진됐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불발되자 거부권 행사가 불가능한 유엔총회에서 재추진된 것이다. 유엔총회 결의 채택에 따라 국제무대에서 러시아를 향한 외교적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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