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군기지 위치한 항만도시, 우크라와 인접
희생자는 아파트 주민… 푸틴, 사고 조사 지시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주변 국경 지대에서 이륙한 직후 주거용 건물에 추락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희생자는 모두 현지 주민들이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수호이(SU)-34 전투기가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엔진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로 떨어졌다”며 “전투기가 아파트 단지에 부딪힌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예이스크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아조우해 너머로 마주보고 있는 러시아 항구도시이자 휴양지로, 러시아군의 대형 공군기지가 있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선과도 멀지 않다.
소셜미디어에는 아파트 앞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고 곧이어 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장면 등이 영상으로 올라왔다. 현지 재난당국은 오후 6시 20분 즈음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며, 아파트 1층부터 5개 층 2,000㎡, 17개 이상 가구가 불에 탔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아파트 주민 최소 13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조종사 2명은 전투기 추락 직전 탈출했다. 아파트를 집어삼킨 불길 옆으로 노란색 낙하산이 하강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군 조사관들이 사건 경위와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SU-34는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517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공군의 최신형 전폭기다. 러시아는 올해 3월 기준 SU-34 120여 대를 보유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15대 이상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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