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포격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연합 도하훈련이 19일 경기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 도하훈련장에서 실시됐다. '2022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훈련에는 육군 11기동사단과 7공병여단, 한미연합사 예하 11공병대대가 참가했다. 유독 강·하천이 많은 한반도 지형의 특성상 군 도하 능력은 병력 이동과 수송 등 작전 수행의 성패를 가름할 만큼 중요하다.
이날 훈련에서는 약 2시간 동안 300m 구간에 걸쳐 총 41개 부교를 연결했는데, 북한군의 도하작전 역량과 비교하면 한 단계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17년 1월 28일 공개한 '서울 류경수 105탱크사단' 소속 탱크장갑보병연대의 도하 공격전술훈련 영상과 사진을 보면, 당시 약 90m 길이의 부교를 완성하는 데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과 사진을 접한 육군 모 공병부대 간부는 "도하 장비의 자동화로 소수의 인원만 필요한 우리 군과 주한미군에 비해 북한군은 매우 많은 인원을 투입하고도 설치 시간은 오래 걸려 작전 실패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남과 북의 도하훈련 장면을 사진으로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우리 군이 트럭으로 물 위에 리본부교(RBS)를 떨어뜨리면 교량가설단정(BEB)이 이를 설치장소로 견인한 뒤 소수의 장병이 이를 신속히 조립해 부교를 완성해 가는 방식인 데 비해, 북한군은 훨씬 많은 병사가 줄다리기를 하듯 빽빽하게 늘어선 채로 밧줄을 당겨 부교를 완성한다. 과거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은 노후장비를 쓰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장비가 자동화된 우리 군과 대조적이다. 북한 매체는 해당 부대를 북한군 최정예 기계화사단으로 소개했다.
도하 시 부교가 버틸 수 있는 하중에도 남과 북이 차이가 난다. 우리 군의 경우 완전무장 시 무게가 50t에 육박하는 K2 흑표전차가 여유 있게 지날 수 있도록 60t 이상을 기준으로 설치하는 데 비해, 북한군은 보병 이동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부교의 적정 하중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과 북의 도하훈련 사진을 비교하면 비슷한 점도 발견되는데, 모두 도하훈련 시 헬기를 동원한 공중 엄호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북한군은 구소련 시절에 도입해 현재 생산이 중단된 'Mi-2' 공격헬기를, 우리 군은 최신형 아파치헬기와 코브라헬기를 동원하고 있어 항공 전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군은 오래전부터 도하작전 능력을 키우기 위해 기계화 전력을 강화해 왔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0일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1호기 생산에 착수했고, 2027년까지 5,300억여 원을 들여 실전 전력화할 예정이다. 한국형 자주도하장비를 도입할 경우 현재 육군이 운용 중인 리본부교(RBS)보다 설치시간은 약 60~70% 단축되고, 운용 인원은 최대 80%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한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지만 북한 역시 도하 작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시 도하 훈련을 참관하면서 "남반부 공격 작전지대 안의 산악과 진펄, 강하천들을 단숨에 극복하고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을 불이 번쩍 나게 와닥닥 쓸어버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9일 한미 연합 도하훈련에 참가한 11기동사단 111대대 이용경 중령은 “공격 작전간 기동사단의 특징을 살려 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신속하게 기동해 적을 제압할 수 있으려면 도하작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훈련을 성실하게 실시해 이를 통해 전시 강한 힘을 통해 안부를 뒷받침하는 국민의 군대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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