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16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민주당의 총력 방어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까지 구속되면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재명 대표를 향할 것이란 위기감이 배경이다. 하지만 당 전체가 ‘정진상 구하기’에 나서는 게 적절한지 내부에서도 비판이 적지 않다. 지난 15일 정책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이 PPT파일을 활용해 검찰 수사내용을 반박하고, 의원들에게 ‘대장동 Q&A’ 방어용 책자가 배부된 건 낯 뜨거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정 실장이 평소 청렴하고 동료에게 인덕이 있어 리더십을 평가받고 있다’는 얘기까지 담겼다고 한다.
당 대변인의 공식 대응도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김 부원장이 체포된 지난달 19일 이후 검찰수사 관련 공식 논평이 30여 건에 이른다. 김 부원장이나 압수수색 당시 정 실장의 입장문은 모두 당 공보국이 전파했다. 대장동 사건은 천문학적 돈이 몇몇에게 흘러간 희대의 비리 의혹이다. 당 공조직이 정 실장 방어에 나선 데 대해 조응천 의원이 “당무와 무슨 관련 있나. 성남시장, 경기지사 재직 시 있던 일인데 왜 당이 나서느냐”며 이 대표가 대선후보가 된 이후의 일부터 당이 개입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얼굴도 모르는 당대표 측근들까지 엄호해야 하느냐’는 내부 불만을 한 귀로 흘려선 안 될 일이다. 특정 당직자의 개인비리 의혹을 당 전체가 뒤집어쓰려는 모습은 정상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정치검찰의 야당 탄압’ 의도가 의심받는 건 사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공당의 책무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분리해야 마땅하다. 민주당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현안에 집중하기 바란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아픔을 대변하고 정권을 추궁하는데 다른 여유가 있을 상황인가. 이 대표는 예산정국과 이태원 국정조사 추진의 명분마저 퇴색시키는 ‘정진상 방탄’ 논란을 직시하고 당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려는 의지를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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