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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40%, "삶에서 균형이 부족하다"

입력
2022.11.23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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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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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중 4명이 삶의 균형과 안정감 측면에서 자신의 삶에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북유럽 국가와는 물론이고 비슷한 문화권의 일본, 대만, 중국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22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삶의 균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일상의 삶에서 추구하는 다양한 측면이 균형을 이루고 있느냐'는 물음에 87%가 '항상' 또는 '자주 삶의 균형을 이룬다'고 답한 덴마크가 1위로 나타났다. 이어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에서도 삶이 균형 잡혀 있다고 느낀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85%가 넘었다. 여유와 휴식을 중시하는 북유럽 국가 특유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삶에서 균형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이 83%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 '삶이 균형 잡혔다'는 응답이 61%에 그쳤다. 이는 경제 수준에서 우리와 비슷한 말레이시아(82%) 대만(73%)은 물론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68%) 베트남(6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갤럽은 한국의 저조한 수치에 대해 별도 분석을 내놓지 않았으나, 취학과 취업 등 삶의 전반에서 경쟁 수준이 높은 한국 사회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 외에도 글로벌 통계에서 한국인의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하는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2021년 발표한 '일과 생활 균형(Work-Life Balance)' 항목에선 41개국 중 35위를 기록했다.

그래픽=신동준기자

그래픽=신동준기자

갤럽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삶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응답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개별 국가로는 짐바브웨와 튀르키예, 탄자니아, 말라위 사람들의 수치가 특히 낮았다. 정정불안과 경제난을 겪는 이들 국가는 10명 중 6명 이상이 거의 또는 전혀 삶에서 균형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전 세계적으로 성별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에 따라 성별 격차가 큰 곳도 있었다. 탈레반 장악 후 여성 인권이 후퇴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삶의 균형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44%)이 남성(30%)보다 훨씬 많았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의 예외에도 불구, 경제적 안정이 삶의 균형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고 소개했다. 개인의 생계유지 수준에 따라 삶의 균형 평가에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인데, 현재 수입으로 '매우 어렵게 산다'는 사람 중 '삶의 균형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율(18%)이 '편안하게 산다'는 사람의 같은 질문에 응답률(6%)보다 3배나 높았다.

송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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