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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도입할 수 있을까… '대통령 전용기'의 정치학[문지방]

입력
2022.12.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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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용기 시리즈 <상>
尹 정부 '공군 2호기' 신규 도입 추진
DJ,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에 타고 가
文, 백두산 방문 당시 이용하기도
정치권 여야 대립에 늘 정쟁의 대상

편집자주

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4박 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4박 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가 '공군 2호기' 교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군 2호기는 대한민국 정부 전용기 가운데 두 번째 비행기에 해당합니다. 앞서 정부는 ‘공군 1호기’ 보잉 747-400 기종을 올해 초 퇴역시키고 새 1호기 보잉 747-8i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음 전용기인 2호기도 바꿀 요량입니다.

그런데 공군 1호기는 민간 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 임차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정부 전용기가 아니라고 볼 수 있죠. 이번에 바꾸려는 2호기야말로 사실상 정부(공군)가 소유한 '진짜' 전용기인 셈입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공군 2호기는 보잉 737-300 기종입니다.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5년 도입했으니 벌써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있네요. 항속거리는 4,100㎞가 넘지만 노후 기종이다보니 주로 단거리 비행에 사용합니다. 당초 보잉 737-300 기종의 표준 탑승 승객 수는 140여 명이지만 전용기로 개조하면서 대통령과 수행원이 간신히 탑승할 수 있는 40인승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는 공군 2호기를 아시아권 중단거리 비행에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1호기에 비하면 뒷전으로 밀려 있는 2호기이지만 과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투입돼 평양으로 날아갔고, 2018년 문재인 정부 대북 특사단도 공군 2호기를 타고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특별수행원 및 기자단을 태우고 평양에서 백두산 삼지연으로 향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마주 선 장면을 연출하는 데 톡톡히 공을 세운 셈이죠.

지난 2018년 9월 20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2박 3일의 평양 일정을 마치고 백두산 방문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뒤편으로 문 대통령이 타고 온 공군 2호기가 보인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9월 20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2박 3일의 평양 일정을 마치고 백두산 방문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뒤편으로 문 대통령이 타고 온 공군 2호기가 보인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는 집권 기간 공군 2호기를 추가 도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환율이 껑충 뛰었고 물가도 앙등했습니다. 정부는 구매 대신 임차 형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이 역시 예산의 벽에 부딪쳤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10월 18일 기자들과 만나 전용기 추가도입 사업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항공기를 추가로 임차하려 했지만 편성된 예산 범위 내에서 추진하려다 보니 국내 항공사들이 3차에 걸친 입찰에 응하지 않아 계약 체결이 무산됐다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좌초될 사업이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용기 도입은 늘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정권을 막론하고 야당은 “국가 경제가 어려운데 왜 지금 전용기 도입을 추진하느냐”고 어깃장을 놨고, 여당은 “지금 구매한다고 해도 현직 대통령은 탈 수가 없다”고 반박하며 맞서 왔습니다.

그러다 결론 없이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죠. 특정 정부에서 신규 전용기 도입을 결정한다고 해서 해당 정부가 그 전용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지만 전용기 도입이 정쟁의 단초가 된 셈입니다.

전용기 사업의 특수성도 있습니다. △입찰 공고 △응찰 △계약 △전용기로 개조까지 일련의 과정에 드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올해 1월 도입된 공군 1호기는 임차 항공기인데도 불구하고 2020년 5월 계약 체결 후 실제 임무에 투입하기까지 1년 반가량 걸렸습니다. 국내 항공사에서 임대해도 이럴진대 해외 항공기 업체로부터 전용기를 직접 구매한다면 실제 사용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가늠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면 전용기는 대체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요. 다음 편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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