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이어 우리銀 희망퇴직 돌입
중소형사 이어 KB증권도 신청자 받아
금융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에 이어 대형 증권사, 올해 최대 수익을 거둔 은행까지 '희망퇴직'을 실행하면서 고용 한파가 업계 전반에 몰아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중에서는 두 곳이 감원 시동을 걸었다. 우리은행은 19일부터 27일까지 1967~1980년생(만 42~55세) 행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1967년생은 2년간의 월평균임금을, 이후 출생자들은 3년간의 월평균임금을 특별 퇴직금으로 지급받는다. 자녀 1인당 학자금 2,800만 원(2인까지), 본인 재취업지원금 3,300만 원 등도 함께 지원한다. 퇴직 절차는 내년 1월 말 마무리할 방침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만 56세와 만 40세 이상 중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대상자는 이번주 최종 공지할 예정이다. 수협은행, BNK부산·경남은행도 최종 대상자 선정만을 앞두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고 팬데믹 이후 금융업무의 비대면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행 희망퇴직은 연 1회로 정례화한 분위기다. 게다가 올해 은행들이 이자 이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유리한 퇴직 조건을 내세워 감원 규모가 평년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NH농협은 지난해보다 퇴직금 규모를 키워 퇴직자가 500명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427명이었다.
업황부진 증권가, 중소형사 중심 감원 움직임
증시 부진으로 업황이 악화한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노출 비중이 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감원에 돌입했다. PF는 특정 사업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그 사업의 수익금을 되돌려 받는 금융기법이다. 그런데 고금리로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악재가 찬물을 끼얹으면서 PF는 증권사의 수익·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뇌관이 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이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한 데 이어,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이미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최근엔 대형사인 KB증권까지 대열에 합류했다. KB증권은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으로 노사 협의사항"이라는 입장이고, 업계에서도 "중소형사와는 결이 다른, 내부 인력조정 차원일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대형사의 움직임이 중소형사의 준거가 되는 만큼 KB증권 희망퇴직이 추후 금융권 인력 조정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대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체질 개선보다 인력 감원부터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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