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수장 8월 총선 실시 공식 발표
친군부 요인 암살에 민병대도 '맞불'
군부, 비례제 도입·선거구 조정할 듯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가 올해 8월 총선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형식적 선거를 통해 집권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군부는 총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선거제도의 인위적 개편, 선거구의 일방적 조정 등 꼼수를 동원할 전망이다.
총선 실시 발표에… 요인 암살· 보복 사살 이어져
8일 이라와디 등 미얀마 매체에 따르면,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4일 '미얀마 독립 75주년 기념' 정당 연석회의에서 "군장성 15명으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고 8월 합법적인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석회의에는 37개 친군부 정당 대표들만 참석해 박수로 총선 실시에 동의했다.
선관위는 유권자 명부를 작성하고 총선에 참여할 정당의 등록을 받는 등 선거 준비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군부의 총선 강행에 민주진영은 강하게 반발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었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비롯한 반군부 세력의 총선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선거는 무의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군부 무장세력은 "군부 주도 총선에 동조하면 민주진영의 강력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는 시작되기도 전에 피로 물들었다. 반군부 세력은 총선 참여를 준비하던 친군부 소수민족 정당 아라칸해방당(ALP) 간부 3명을 이달 4일 암살했다. 쿠데타 군부는 퇴역 군인들로 구성된 민병대를 동원해 선거 방해 세력을 궤멸시키겠다고 벼른다. 마궤주(州) 민병대는 5일 총선 입후보자를 협박한 시민저항군 8명을 현장에서 사살했다. 군부는 "투표를 거부하는 인원은 경찰이 바로 체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비례대표제 전환+선거구 조정… 모든 꼼수 동원
군부의 선거 승리 전략은 명확하다. 저조한 지지율 때문에 정상적인 민주 투표로는 승리할 수 없는 만큼, 투표 방식을 조작하는 것이다.
우선 인물 대결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정당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선거 지역도 임의로 지정한다. 샨주, 마궤주, 사가잉주, 라카인주 등 반군부 무장세력이 장악한 지역에선 투표를 아예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리 캘러한 미국 워싱턴대 국제학 교수는 "8월 총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군부는 재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며 "군부는 어떻게 해서든 선거를 통한 집권을 달성할 것이고, 국제사회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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