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1월호, 반도체 부진 우려
"금리 인상에, 경기 하방 확대 가능성"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한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공식 평가했다.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한 달 전과 비교해 한층 어두워진 경기 진단이다.
KDI는 이날 발간한 'KDI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를 "수출 부진이 심화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지난해 12월 경제동향과 달리 '가능성'이란 표현을 지웠다. 한국 경제가 침체 이전인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 셈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지표인 수출은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9.5% 줄면서 전월(-14.0%)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KDI는 수출 가운데 특히 반도체 부진을 우려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 12월 각각 전년 대비 29.9%, 29.1% 줄었다.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여파다.
생산 측면에서 봐도 반도체 성적은 저조하다. 11월 전산업생산은 0.6% 올랐지만 반도체 생산은 15.0% 떨어졌다. △화학제품(-13.7%) △1차 금속(-18.6%) △전기장비(-7.8%) 등 다른 제조업 품목 역시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위축은 기업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6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 내려간 4조3,000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을 밑돈 적은 2014년 3분기(4조600억 원)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부와 KDI는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뿐 아니라 실물 경제 전반이 지난해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경기 하락 타개책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최대 8%에서 25%까지 상향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KDI 관계자는 "대·내외 금리 인상의 영향이 실물 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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