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억 달러' 이후 3개월 만 적자
수출액 2년 6개월 만 최대 감소한 탓
1~11월 누적치, 전년도 3분의 1 수준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이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0일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발표하며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6억2,000만 달러(약 7,68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8월에도 3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배당 지급 시기인 4월을 제외하면 월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해는 10년 전인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한국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해외에서 벌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즉 수출보다 수입액이 컸다는 얘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액은 지난해 11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세다. 11월 증가폭은 전년 동월 대비 0.6%였다. 다만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은 하락 안정세다.
반면 수출은 글로벌 긴축 기조가 지속되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대두되는 데다, 정보기술(IT) 업황까지 부진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처음 연간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지난해 11월 역시 수출은 반도체와 화공품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3% 줄었는데, 2020년 5월(-28.7%)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15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3억4,000만 달러)도 적자폭을 확대하며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 수출화물운임 하락에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해외 여행 수요에 여행수지도 적자폭을 확대, 서비스수지의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해외 배당 지급이 줄면서 본원소득수지는 14억3,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연간 경상수지 마이너스는 1997년이 마지막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규모는 243억7,000만 달러다. 전년 동월 822억4,000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하반기만 보면 이미 4억 달러 이상 적자다.
그럼에도 한은은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기초자료가 없어서 12월 방향성과 규모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12월 통관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11월보다 줄어 당행 전망(250억 달러 흑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본원소득수지가 상품수지 적자를 메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2014년 이후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증가 추세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는 해외로부터 수령할 이자 및 배당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30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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