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출금리 기준 시장금리 내림세
②당국 압박·예대금리차 법안 봇물
③금리 인하 추세 되돌리지 못할 것
기준금리가 이례적으로 7연속 올랐지만 대출금리는 반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하락 추세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인하 압박'도 거세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올렸다. 다음 달까지 물가 오름세가 5%대의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은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3%포인트 대폭 인상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오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다. ①대출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금리가 지난해부터 1년물을 중심으로 꾸준한 내림세기 때문이다. '최종금리 3.5%'를 전망한 시장이 일찌감치 시장금리를 하향 조정한 결과다.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은행채 1년물은 지난달 초 4.758%에서 13일 3.918%까지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5년→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은 이달 초만 해도 4.7%를 웃돌았으나 같은 날 4.131%로 0.6%포인트가량 뚝 떨어졌다.
시장금리 '뚝'·외부 압박... 대출금리 내림세
②당국 및 정치권의 압박도 무시 못 할 요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에 이어 기준금리를 올린 13일에도 "은행들은 가산금리 조정에 재량이 있다"며 가계 및 기업의 부담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최근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금리 인하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 연초 대출금리 상단은 8%를 웃도는데 예금금리는 3% 후반 추락에 "예대금리차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자 재빨리 편승한 것이다.
9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 11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당국에 예대금리차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해 대출금리의 지나친 인상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다. △예대금리차를 정기적으로 공시하게 하고, △금융위원회에 예대금리차에 따른 수익을 보고하게 하는 등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③최근 은행들이 외부 등쌀에 못 이겨 하나둘 대출금리를 내리는 추세라는 것도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내렸고, NH농협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 상단도 9일 8.11%에서 13일 7.41%로 나흘 새 0.7%포인트나 줄었다.
16일 발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도 1년 만에 처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예금금리 내림세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사실 예금금리 인하도 당국의 언급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지난해 11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수신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 확보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는데 당시를 기점으로 최고 5%를 뚫었던 예금금리는 4%대로 주저앉기 시작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