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난방비 청구서를 받은 사람들이 전달보다 크게 오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해결책을 찾기보다 서로 ‘네 탓 공방’에 몰두하고 있어 한파 속 민심은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 누구 주장이 맞는가 따지기보다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들끓는 민심이 진정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제가격보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싸게 공급하느라 늘어난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적자)이 2021년 말 1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9조 원 이상으로 늘어난 점은 무시할 수 없다. 가스공사는 결국 지난해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요금을 38% 넘게 올렸다. 그 결과가 이번 겨울 난방비 폭탄인 것이다. 정부는 가계 충격을 고려해 올해 1분기까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2분기부터 다시 올릴 수밖에 없다. 현재 요금보다 50%를 더 올려도 가스공사 적자는 2026년에야 털어낼 수 있다. LNG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사회 난방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지금보다 50% 넘는 난방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피하기 힘든 현실이다.
정부는 26일 급격한 난방비 인상을 감당하기 힘든 취약계층에 대해 올겨울에 한해 에너지 바우처와 가스요금 할인 폭을 지금보다 2배 확대하겠다는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그 대상은 취약계층 117만 가구와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 가구에 제한된다. 야당은 대상을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지원금도 늘리자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난방비는 국제유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장기적 동향을 알기는 어렵지만, 향후 수년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겨울만 넘기려는 일시적 대책보다는 수혜 계층을 서민으로 넓히고 장기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원 대상을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하는 문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낮아진 실내 온도에 익숙해지려는 각오 역시 요청된다. 우리 사회의 ‘에너지 과소비’ 체질의 문제점을 되짚는 계기로도 삼을 만하다. 그것이 나라 살림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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