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적은 경기장·공원·주차장 등에 구호텐트 들어서
집과 가족 잃은 튀르키예·시리아 생존자에겐 임시숙소이자 대피소
지진으로 거대한 폐허가 되어 버린 도시에 흰색 구조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집과 가족을 잃고 오갈 데 없는 이재민들을 위해 설치된 구호 텐트다.
미국의 상업 위성 맥사 테크놀로지가 9일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튀르키예와 시리아 도심의 운동장이나 주차장, 공터 등에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씩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텐트촌이 눈에 띈다.
마치 주사위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구호 텐트들은 생존자들의 임시숙소이자 계속되는 여진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줄 대피소 역할을 한다. 모든 것을 잃은 생존자들에게 유일한 안식처이자 희망이다.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원이나 구호단체 관계자들에게는 고단한 몸을 뉘일 수 있는 숙소이자 베이스캠프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텐트촌은 붕괴된 건물과 그 잔해로 뒤덮인 지역과 확연하게 구별돼 보인다. 대형 스타디움이나 경기장, 그에 딸린 주차장, 공원, 공터 등에 주로 조성돼 있는데,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진 피해가 적은 장소들이다. 폐허 속에서 멀쩡하게 남겨진 공백들이 구호 텐트라는 '희망'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현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닷새째를 맞은 10일까지도 생존자 구조작업과 실종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를 비롯해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원들은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건물 잔해를 헤치고 있다. 그러나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여진으로 인해 구조작업이 더디고 강추위까지 겹쳐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튀르키예 사망자 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섰고, 시리아도 3,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규모가 이미 2011년 동일본 대지진(1만8,500명)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인명 구조 활동조차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피해 복구나 재건은 아직 꿈도 꾸지 못하다 보니, 이재민 숫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그에 따라 구호 텐트 또한 더 많은 지역에 더 빼곡히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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