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1년 앞두고 대대적 공습 현실화
우크라 "우리 군이 막아내고 있다... 러, 성공 못해"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 지원·전쟁 개입 심화할 듯
WP "미, 우크라의 러 정밀타격 시 100% 좌표 제공"
9일 늦은 밤(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러시아의 공격용 드론과 미사일이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는 동부 지역을 넘어, 이제는 남부와 북부까지 향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1년(24일)을 맞아 대대적인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군이 밀리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전쟁의 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돈바스 공세' 들어간 러... 목표는 '3월 중 점령'
미국 CNN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개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지역에서 총탄과 포탄을 퍼부었다"며 "러시아가 계획한 전면적 공격의 일부"라고 밝혔다. 같은 동부 전선의 격전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지역 주민들도 폭발 소리를 들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도 러시아의 공세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확실하다"고 답했다.
러시아의 목표는 다음 달까지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일대를 가리키는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공격이 본격화했다고 받아들인다. 솔레다르 등 동부 일부 도시 점령에 성공한 러시아가 이를 중심으로 탱크와 중무장한 보병 부대를 투입, 진격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탱크 2,000대와 병력 30만 명을 조만간 돈바스로 보낼 준비를 마쳤다"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동부 전선에 쏟아지는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우리 군이 상대방을 상당 부분 물리쳤다"고 말했다. 루한스크 크레미나 지역에서 싸우는 군인 아르투르도 "치열한 전투로 많은 부상자가 생겼지만, 러시아는 그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냈다"고 전했다.
우크라 남·북부도 타격… 서방 개입도 가속화
전선은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트와 미콜라이프,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곳곳에서도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이 목격됐다.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 파괴 목적으로 러시아가 써 왔던 드론이다. 자포리자에는 최소 17발의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졌고,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도 야간 공습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 시점도 주목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프랑스에 이어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각국 정상에게 "추가 군사 지원에 속도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사격'이 본격화하기 전에 화력을 쏟아부어 승기를 잡으려는 속셈이라고 해석할 만한 대목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기 지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대리전"이라며 연일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등 서방의 개입은 심화할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밀 타격 시, 미국이 거의 100% 목표물의 좌표를 제공해 왔다"며 "미 국방부의 관여 정도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라고 이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또, 영국의 장거리 미사일로 2014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크림반도를 타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서방의 전쟁 개입 강도는 잠재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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