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물가 전망치 2.9%→3% 상향
"특히 개인 서비스 물가에 영향"
한국은행이 근원 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의 재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공공요금 인상과 국제 유가 반등이 근원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파급 효과'를 우려한 것이다.
2일 한은이 발표한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물가(비근원 물가) 변화는 시차를 두고 근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뒤 개인 서비스 물가(외식비, 집세, 교육비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컸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3일 새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근원 물가 전망을 2.9%에서 3%로 상향했다. 역시 공공요금·국제 유가 상승 등의 2차 파급 효과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달 4%대에 진입한 후 연말 3%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전망을 3.6%에서 3.5%로 낮춘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소비자물가는 하락 추세인 데 반해, 근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4.8%를 유지하다 1월 5%로 반등했다.
이날 한은은 공공요금과 관련 "언제, 얼마나 올라갈지 전혀 몰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짚었다. 분명 지난해보다 인상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정부가 "국민 부담 최소화를 위해 상반기 중 최대한 안정 기조로 관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관련해서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 △러시아 감산 가능성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국제 유가 전망도 기관별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한 예로 연말 브렌트유 전망은 배럴당 80~100달러로 예측 범위가 굉장히 넓었다.
공공요금과 국제 유가는 소비자의 체감도가 높다는 점도 문제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임금을 통해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노동시장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미국에 비해 덜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노동시장이 견조한 편"이라며 "향후 노동시장의 여건 변화가 근원 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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