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8일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한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거쳐 12일 당대표를 확정한다. 대선 1년 만에 집권여당 전대를 바라보는 국민은 답답함을 떨치기 힘들다. ‘윤심’으로 시작해 윤심으로 끝날 만큼 내용은 무기력했던 반면 후보 간 경쟁은 이전투구로 치달았다. 경과를 돌아보면 민심 1위로 평가받던 유승민 전 의원을 의식한 듯 ‘당원투표 100%’로 룰이 변경됐고, 지지층 여론조사 1위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던 중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됐다. 안철수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저격을 계기로 대통령실로부터 “국정운영 방해꾼이자 적”이란 강한 경고장을 받았다.
이는 친윤 김기현 의원이 사실상 인위적으로 선두 후보 입지를 굳히는 과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김 후보는 집권당 대표가 가질 정치적 무게감을 스스로 제한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다른 후보들이 일제히 김 후보를 공격해 난타전이 벌어진 풍경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땅투기 의혹을 “이재명의 대장동과 판박이”라고 비난하고, 김 후보는 안 후보를 “큰 무대 경험은 다 실패한 후보”라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울산 땅투기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안철수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여당에서 주요 후보들이 수사대상이 된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민생은커녕 보수의 재편 같은 가치 논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집권당으로서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관리하고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할 능력이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윤 정부 2년 차 국정을 뒷받침하고 혁신을 주도하며 총선을 치를 적임자가 누구인지, 당원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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